미국에서는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화씨온도눈금이 널리 쓰인다. 이 눈금에서는 물의 어는점은 32F, 물의 끓는점은 212F로 정한다. 섭씨온도눈금에서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 사이의 간격을 100 등분한 것과 달리, 화씨온도눈금에서는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 사이의 간격을 180 등분한다. 따라서 화씨 1 온도변화는 섭씨 1 온도변화의 5/9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조정된 온도계는 아주 정밀한 측정이 필요할 때 문제점이 생긴다. 예로서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으로 조정된 알코올 온도계는 오직 조정점에서만 수은 온도계와 일치할 수 있다. 왜냐면 수은과 알코올은 다른 열팽창 특성을 가지므로 어떤 특별한 중간 온도에서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측정 온도가 조정점으로부터 먼 영역일수록 서로 다른 형태의 온도계 사이에 불일치가 크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물질의 성질에 의존하지 않는 보편적인 온도 눈금을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체온도계는 이런 요건을 충족한다.
기체 온도계에서 온도 지시는 온도계에 사용되는 물질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 일정한 부피 안에 갇힌 기체의 압력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비례하여 증가하는데, 기체 온도계는 이 원리를 이용했다. 일정한 부피 안에 갇혀 있는 기체의 압력은 수은 기둥의 높이 h를 측정함으로써 알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기체의 부피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0C에서 기둥의 높이를 원점에 맞추었다면 100C에서도 기둥의 높이가 원점에 오도록 수은 저장소를 재조정하여야 한다. 즉, 어떤 온도 상황이 되더라도 기둥의 높이가 항상 원점에 있도록 조절하여야 되고, 조정 후의 수은 기둥의 높이 h는 그때의 온도에 대응된다. 이 일정부피 기체 압력계에 눈금을 매기기 위해서 두 온도 0C와 100C에서의 압력을 그래프 위에 점을 찍고 둘 사이를 직선으로 연결한다. 그러면 이 그래프로부터 다른 압력에 대응되는 온도를 읽을 수 있다. 이 그래프를 왼쪽으로 따라가면 어떤 가상적인 온도, 즉 -273.15C에서 기체의 절대 압력이 0이 됨을 알 수 있다. 이 온도가 기체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험적으로 여러 종류의 다른 기체에 대해서 이 온도는 같다. 실제로 압력이 0인 이 조건을 관측할 수는 없다. 기체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는 액화되거나 응고되므로 압력이 온도에 비례하는 관계는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기체의 압력이 0이 되는 이 온도를 새로운 온도 눈금의 기초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영국의 물리학자 켈빈의 이름을 딴 켈빈 온도눈금이다. 눈금 한 칸은 섭씨 눈금 한 칸과 같은 크기이지만 영점이 옮겨져서 0K = -273.15C가 되고, 거꾸로 273.15K = 0C이다. 즉, 섭씨온도 Tc와 켈빈온도 T 사이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T = Tc + 273.15.
이 켈빈온도를 절대온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도와 연관된 물리법칙들에서 온도를 나타내는 기호 T는 특별한 언금이 없으면 항상 이 절대온도를 의미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국제단위에서는 Kelvin 또는 293K 또는 293 켈빈이라 읽는다.
앞에서 논의한 세 온도 눈금 간의 관계. 켈빈 눈금의 영점은 절대영도라 한다. 고전물리에 의하면 절대영도 0K에서 분자들의 운동에너지는 영이 되어 고체, 액체, 기체와 같은 계에서의 분자들의 움직임이 정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양자효과 때문에 절대영도 0K에서 모든 분자들의 움직임이 정지하지 않고 영점에너지라는 잔류에너지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열팽창 -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가면 부피가 증가한다. 이런형상을 열팽창이라 하는데, 여러 응용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뚜껑이 닫혀 물이 꽉 찬 상태에서 가열되면 병이 깨어지지만, 용기 뚜껑을 느슨하게 하면 뜨거운 물이 흘러 넘 칠 것이다. 그리고 땅 밑에 흐르는 지하수가 지열에 의해 뜨거워져 지표면의 얇은 부분으로 뚫고 올라오는 온천수 분출도 열팽창의 좋은 예이다. 기차선로의 이음 부분, 철교의 교각 등은 각각 재료의 선팽창을 고려해서 설계하며 또 증기가 통하는 파이프는 이를 고려해서 코일형으로 만들기도 한다. 또 철근콘크리트는 선팽창계수가 거의 같은 철과 콘크리트를 잘 조합시킨 예이다. 반대로 선팽창계수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데 대표적 예가 바이메탈이다. 바이메탈은 온도계를 만드는 데 사용하며 전기다리미 등 온도조절 장치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열팽창의 보기이다.
물의 팽창 - 0C와 4C사이에서, 물은 온도가 증가할 때 부피가 줄어들고, 4C 이상에서는 가열되면 팽창한다. 따라서 물은 4C에서 가장 큰 밀도를 가진다. 물은 얼 때에도 팽창하는데 냉장고의 냉동실 얼음들이 가운데가 볼록하게 얼어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물질은 얼면 수축한다. 이러한 물의 특성은 호수의 식물이나 동물의 생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호수의 물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언다. 온도가 4C 이상일 때는 위의 차가운 물이 밀도가 크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오지만, 온도가 4C보다 낮아지기 시작하면 표면의 물은 더 차가워도 아래의 덜 차가운 물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표면의 차가운 물은 더 이상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위에 머무르게 된다. 따라서 수면부터 얼기 시작하고 얼음도 물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물에 떠 있게 된다. 그러므로 호수의 물 전체가 얼기 전까지는 호수 바닥의 물은 4C로 변함이 없다. 만일 물이 다른 대부분의 물질처럼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계속해서 수축한다면 호수도 밑바닥부터 얼게 되고 계속해서 따뜻한 물은 올라가는 순환을 하게 되어 호수는 훨씬 더 빨리 얼어붙게 될 것이다. 이렇게 얼게 되면 대부분의 수중 동식물들은 모두 죽게 된다. 따라서 물이 이러한 특성을 갖지 않았더라면 생물의 진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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